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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5일자 칼럼] 돌에 새겨진 그늘, 오직 은혜의 자리로

작성자신목교회

  • 등록일 26-10-24
  • 조회1회
  • 이름신목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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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개혁지 순례자들이 무심히 지나치지만, 비텐베르크시교회 첨탑을 유심히 바라보면, 종교개혁의 거룩한 빛 뒤에 숨겨진 어두운 그늘인 주덴사우(Judensau) 부조가 있습니다. 또 그 첨탑 아래의 땅바닥에는 마르틴 루터가 이 혐오스러운 조각상을 향하여 평가하였던 ‘셰몸 포라스(Shem HaMephorash - 유대인들이 부르던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라는 글자가 새겨진 돌판도 있습니다. 이는 개혁의 횃불을 들었던 위대한 신학자마저 시대의 편견과 증오라는 인간적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서글픈 신앙의 흔적입니다. 거룩해야 할 종교개혁의 성지에 상처와 조롱의 새김질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신앙이 얼마나 쉽게 타자를 향한 오만으로 변질될 수 있는지를 일깨워 주는 현장이기도 합니다.

  종교개혁의 참된 정신은 “오직 은혜(Sola Gratia)”라는 하나님의 자비 앞에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의 허물과 한계를 직시하는 겸손함에 있습니다. 루터가 남긴 역사적 공과(功過)의 양면성은, 오늘의 우리 역시 언제든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타인을 소외시키고 하나님의 성호를 욕되게 할 수 있는 비참한 존재임을 고백하게 만듭니다. 참된 종교개혁 신앙은 스스로를 향해 엄격한 질문을 던질 때 비로소 시작됩니다. 오늘 우리는 타인을 향해 차별과 배척의 잣대를 내밀고 있지는 않은지, 십자가의 사랑 대신 혐오의 언어를 품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야 합니다. 날마다 자신을 비워내고 오직 주님의 자비만을 구하는 가난한 마음이야말로,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마땅히 올려드려야 할 개혁의 참된 마음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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